'쥐'에게 매머드 DNA 넣었더니... 과학자 일동 '경악'

이번 성과는 단순한 실험실 호기심을 넘어 약 4000년 전 지구상에서 사라진 매머드를 현대에 부활시키려는 야심 찬 프로젝트의 중요한 이정표가 되고 있다.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 세계적인 유전학자 조지 처치 하버드대 교수와 기업가 벤저민 램이 공동 설립한 회사로, 매머드를 비롯해 태즈메이니아 주머니늑대, 도도새 등 인류의 역사 속에서 사라진 동물들을 현대 과학으로 복원하는 '디익스팅션(De-extinction, 멸종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콜로설 연구진이 이번에 개발한 털북숭이 쥐는 생쥐의 유전자 7개를 동시에 편집하는 고난도 기술을 통해 탄생했다. 연구팀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해 털의 색상, 질감, 길이, 두께 등을 결정하는 여러 유전자를 정밀하게 조작했다. 특히 FGF5라는 유전자를 제거해 매우 긴 털을 만들었고, FAM83G, FZD6, TGM3 유전자를 교정해 곱슬거리는 수염과 물결치는 털을 구현했다. 또한 멜라닌 생성 유전자를 조작해 털이 검은색이 아닌 황금색을 띠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유전자 교정을 거친 줄기세포를 생쥐 수정란에 주입한 후 대리모 자궁에 이식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쳤다. 그 결과 태어난 생쥐들은 매머드를 연상시키는 풍성하고 북슬북슬한 황금색 털을 가진 모습으로 세상에 나왔다. 이는 단순한 외형적 변화를 넘어 복잡한 유전자 조합을 인위적으로 재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한 중요한 사례다.
벤저민 램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콜로설 털북숭이 생쥐의 탄생은 우리의 멸종 방지 연구에서 분수령이 되는 순간"이라며 "자연이 수백만 년 동안 만들어낸 복잡한 유전자 조합을 재현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성과는 논문 공개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게재되어 과학계의 검증을 기다리고 있다.

콜로설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러한 유전자 편집 기술을 코끼리에 적용해 매머드와 유사한 생명체를 탄생시키는 것이다. 회사의 계획은 매머드와 현대 코끼리의 유전자를 비교 분석한 후, 코끼리의 유전자를 매머드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연구팀은 시베리아의 얼음 속에 보존된 매머드 사체에서 DNA가 담긴 세포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으며, 아시아와 아프리카 코끼리의 유전자를 해독하고 줄기세포도 확립했다고 밝혔다.
다음 단계는 매머드 유전자를 가진 줄기세포를 만들어 코끼리 수정란에 주입하고, 이를 대리모 코끼리에 이식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탄생할 생명체는 엄밀히 말해 완전한 매머드는 아니지만, 추위에 잘 견디는 풍성한 털과 매머드의 주요 특징을 가진 '매머드화된 코끼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콜로설은 2028년 말까지 이러한 생명체의 탄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세계적인 투자사들의 관심을 끌며 수천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힐튼 호텔 창업자의 증손녀인 패리스 힐튼과 같은 유명인들도 이 야심 찬 계획에 투자했다. 특히 공동 창업자인 조지 처치 교수는 이종(異種) 유전자 편집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이전에 이제네시스(eGenesis)라는 회사를 통해 돼지의 유전자 13가지를 교정하고 그 장기를 원숭이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램 대표는 "우리는 고대 매머드 게놈(유전체)을 연구하고 아시아 코끼리의 게놈과 비교해 어떻게 다른지 이해했으며, 이미 코끼리 세포의 게놈을 편집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는 매머드 복원 프로젝트가 단순한 개념 증명을 넘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과학계에서는 이번 연구의 기술적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완전한 매머드 복원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영국 셰필드대의 토리 헤리지 교수는 "매머드의 복원은 조만간 이뤄질 것 같지 않다"며 "매머드와 같은 코끼리를 만드는 것은 훨씬 더 큰 도전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로 관여할 가능성이 있는 유전자의 수는 훨씬 더 많지만 아직 잘 모르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영국 프란시스 크릭 연구소의 로빈 러벨-배지 박사도 "멸종한 매머드를 복원하는 것은 단순히 추위를 견디는 몇 가지 유전자를 바꾸는 것보다 훨씬 복잡할 것"이라며 "특히 동물이 매머드처럼 보일 뿐만 아니라 매머드처럼 행동하도록 유전자 변형이 필요한지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콜로설의 연구는 생명공학 기술의 경이로운 발전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멸종 동물 복원 기술은 단순히 과거의 생명체를 되살리는 것을 넘어, 기후변화로 위협받는 현존 종의 보존과 생태계 복원에도 중요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 매머드가 다시 지구를 활보하는 날이 언제 올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털북숭이 쥐의 탄생은 그 가능성이 한 걸음 더 가까워졌음을 보여주는 희망적인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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